일본인 파이터 7명, 대회 시작 직전 경기장 떠나

이날 싸울 예정이었던 일본 파이터 10명은 크게 두 루트를 통해 들어온 선수들이었다. 경기를 거부하고 떠난 7명은 국내 모 관계자를 통해 일본의 화술혜주회가 주선해 데리고 온 선수들, 경기에 출전한 세 명은 카이저를 통해 입국한 선수들이다.

7명의 선수들이 경기를 거부한 원인은 대전료 지급 문제였다. 애초 대전료의 30%인 계약금이 경기 일주일전 입금이 될 예정이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결국 선수들의 대전료는 대회당일 오전 50%가 입금됐다.

하지만 문제는 또 벌어졌다. 50%의 대전료를 받은 일본 파이터들이 경기 후 지급될 대전료 50%를 또다시 요구했다. 일본 파이터 7명은 “그 금액을 받아도 경기를 할 지 안 할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관계자들의 설득으로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향했고, 주최 측은 준비해 둔 나머지 50%의 대전료를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미 마음이 상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는 경기를 할 수 없다”며 짐을 챙겨 선수 대기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를 안 주최측은 선수들과 재협상을 시도했지만 그 마저도 일본 선수들의 무리한 요구로 실패했다. 선수측이 150만엔(한화 약 1980만원)의 추가 대전료를 제안한 것.

주최측에서는 이미 관중들이 입장한 상황에서 대회를 포기할 수 없어 선수단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나 이미 몇 명의 선수가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였다.

주최측은 경기장 밖에 남아 있던 선수들과 협상을 시도했으나 이미 대부분의 선수들은 “경기를 하지 않겠다”고 등을 돌린 상황이었다.

심지어 이날 출전할 예정이었던 팀 클라우드의 모리카와 슈지는 “5분 3라운드였던 경기를 5분 2라운드로 줄이고, 파이트머니는 100만엔(한화 약 13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경기를 뛸 의사가 없다는 것이었다.

주최측 “실수는 인정, 하지만 일본측 요구 부당했다”

이날 일본인 선수 7명이 경기장을 떠나면서 당황한 것은 주최측이었다. 16일 오후 5시 반이 넘은 상황. 7명의 일본 선수들이 대기실을 빠져나와 호텔로 떠났고, 세 명의 일본 선수들만이 남아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FMC 측도 애초 계약금이 제 날짜에 지급되지 않은 상황을 인정했다. 김종민 대표는 “계약금을 정해진 날짜에 입금하지 못한 잘못은 인정한다. 하지만 수정하는 과정에서 보낸 계약서가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바로 입금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FMC 측은 선수들의 단체 행동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계약금이 정해진 날짜에 입금되지 않은 것은 맞지만 경기 후 지급될 나머지 대전료 50%를 포함해 100%가 다 지급된 상황이었다. 게다가 선수단이 무리한 요구를 했다. 이마저도 받아들이려고 했으나 이미 3~4명이 경기장을 빠져 나간 상황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첫 대회를 파행으로 치른 FMC 측의 상황은 처참했다. 경기가 3경기만 치러져 MBC ESPN TV 중계도 진행될 수 없었다. MBC ESPN은 FMC 녹화 중계를 취소하고 그 시간대에 다른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