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1988년10월 8일, 영등포 교도소에서 공주교도소로 이송되던 25명중 12명
이 탈출하여 서울시내로 잠입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이들은 흉악범이 아니라 잡범이었는
데 보호감호제 때문에 징역형을 마치고도 보호감호처분을 받아야 한다는 것과 500만원 절도를 저지른
자기보다 600억원 횡령을 한 전경환이 형기가 더 짧다는 데에 불만을 가지고 탈출한 것이다. 이 중에서
최후까지 잡히지 않던 5명중 4명은 경찰의 검문을 피해 서울시에서 여러 군데의 은신처를 전전하다 10
월 15일 밤 9시 40분경 서대문구 북가좌동 고 아무개씨의 집에 잠입해서 고씨의 가족을 인질로 잡았다.
이 인질극은 당시 TV로 생중계 되었으며, 인질극을 벌인 범인 4명은 다음과 같다.
지강헌 (35세)
안광술
(22세)
강영일
(21세)
한의철 (20세)
인질로 잡혀있던 가장(家長) 고 아무개씨가 새벽 4시쯤에 탈출하여 인근 파출소에 신고했고, 곧바로 경찰병력 1천여 명이 집을 포위했다. 인질범들은 새벽 4시 40분부터 경찰과 대치했으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낮 12시경 강영일이 협상을 위해 밖으로 나와있을 때 한의철과 안광술이 지강헌의 총을 빼앗아 자살했으며 지강헌은 경찰에게 비지스의 홀리데이 카세트테이프를 요구한 뒤 노래를 들으며 창문을 깨 유리조각으로 목을 찔러 자살을 기도했다. 항간에는 당시 경찰이 실수로 스콜피온스의 홀리데이를 전달했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비지스의 홀리데이가 울려퍼질 때 지강헌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당시의 방송 녹화테이프에 기록되어있다. 이 사실은 2006년 SBS의 영화프로그램 “TV박스오피스”의 “영화비하인드” 코너에서 확인 되었고, 또한 관련 영상을 인터넷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살시도 직후 경찰특공대원들이 집으로 진입해 인질로 잡혀있던 가족은 모두 무사히 구출되었다. 경찰진입과정에서 지강헌은 총 2발을 맞았고, 같은 날 병원에서 과다출혈로 숨졌다. 끝까지 검거되지 않았던 5명중 인질극에 가담하지 않았던 마지막 탈주범 김길호가 탈주한지 1년 9개월만인 1990년7월 1일에 체포되면서 탈주극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