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친구들 PositiveFreeStyle

2학년 때의 어느 오후 수업시간이었던가.



좋아하는 그림인 모네의 ”글라디올러스”에 대한 3분 연설을 포기했던 일이 떠오른다.



교단 위에 서서, 반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할 때 떨린 일은 없었다.



간단히 적어온 몇 장의 쪽지를 슬쩍 보았다.



첫번째 쪽지에는 ”까미유의 파라솔”이라고 적혀 있었다. 맨 먼저 언급하려던 내용이었다.



“글라디올러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색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림의 왼편 위쪽 구석에는 한 여인이, 모네의 아내가 녹색 파라솔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설명을 시작하기 위해 교실을 다시 둘러보다가, 불현듯 말문이 막혀버렸다.



꽃이며 하늘이며 붓놀림이며 색상을 놔두고 왜 그 파라솔 얘기를 해야 하는 거지?



3분만에 그 그림에 대해 얘기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세시간이나 사흘이 주어진다 해도, 다 설명하지 못할 터였다.



그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건, 그걸 말로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불안하거나 얘깃거리가 빈곤해서가 아니었다.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한마디 말도 없이 삼 분 동안 그대로 서서, 웃음을 짓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 경우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진실된 행동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었다.



모네의 화폭에 담긴 밝은 청색과 녹색 붓놀림이 가슴을 꽉 채우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침묵의 설명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던 것이다.


글라디올러스

2학년 때의 어느 오후 수업시간이었던가.

좋아하는 그림인 모네의 "글라디올러스"에 대한 3분 연설을 포기했던 일이 떠오른다.

교단 위에 서서, 반 아이들과 선생님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할 때 떨린 일은 없었다.

간단히 적어온 몇 장의 쪽지를 슬쩍 보았다.

첫번째 쪽지에는 "까미유의 파라솔"이라고 적혀 있었다. 맨 먼저 언급하려던 내용이었다.

"글라디올러스"의 가장 두드러진 특색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그림의 왼편 위쪽 구석에는 한 여인이, 모네의 아내가 녹색 파라솔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설명을 시작하기 위해 교실을 다시 둘러보다가, 불현듯 말문이 막혀버렸다.

꽃이며 하늘이며 붓놀림이며 색상을 놔두고 왜 그 파라솔 얘기를 해야 하는 거지?

3분만에 그 그림에 대해 얘기를 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세시간이나 사흘이 주어진다 해도, 다 설명하지 못할 터였다.

그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건, 그걸 말로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불안하거나 얘깃거리가 빈곤해서가 아니었다.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한마디 말도 없이 삼 분 동안 그대로 서서, 웃음을 짓고,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 경우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진실된 행동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었다.

모네의 화폭에 담긴 밝은 청색과 녹색 붓놀림이 가슴을 꽉 채우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침묵의 설명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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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튜브에 둔 그림물감 먹었던 기억나니....... わるいこども 2000-08-15 9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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