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떨려오는 목소리로 촛불 앞에서 나직히 자신의 창작시를 낭송하는 아름다운 그녀, 미령(이보영). 이는 황당한 시를 천연덕스럽게 읊는, 당장이라도 웃음이 터질 것 같은 분위기의 영화 "우리형" 문예반 현장 모습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일하게 온몸으로 감동을 느끼며 눈물까지 훔치는 문예부원은 다름 아닌 종현(원빈).

웃음을 참느라 숨도 못 쉰 스텝들은 안권태 감독의 컷 싸인만 기다리다가 얼굴이 벌개졌지만 정작 코믹 시의 주인공인 이보영과 원빈은 깊고도 깊은 문학세계에 푹 빠져 호흡을 고르느라 내내 진지한 표정을 유지, 가뜩이나 웃음을 참기 힘든 스텝들을 더욱 고통에 빠뜨렸다고.

방바닥에 드러누워 창작의 고통으로 머리를 쥐어짜는 종현의 주변엔 구겨진 종이뭉치가 산처럼 쌓여만 간다. 영감이 떠오를만한 음악도 들어보고 형 성현(신하균)에게 도움도 요청해보며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끝에 결국, 한 인간의 내면적 고통이 승화(?)되어 미령을 뻑 가게 만들 작업용 시가 탄생한다.

‘나는 당신의 보디가드. 사랑의 보디가드. 나의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 새벽에도 달려갑니다.’

과연 이 시가 미령의 마음을 빼앗아 올지는 두고봐야 알 일.

시를 끄적거리면서 수도 없이 구사했던 애드립중, 박수를 짝짝 치며‘역시~ 시인은 위대해! 위대해!!’ 라고 외친 것이 "우리형" 유행어로 탄생하는 결실을 맺었다고.

영화 "우리형"은 같은 학교, 같은 반에 다니게 된 연년생 형제의 바람 잘 날 없는 경쟁과 화해의 과정을 그린 감성드라마로 오는 10월 8일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