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정치적인 경향에 따라서 대통령의 평가가 다를 것이고 일본인의 반응이 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대통령 자체의 소개 목적이 아니고 시대에 따라서 우표에서 드러나는 당시 한국의 시대 가치와 시대의 변화를 느끼고자 함에 있다.

 1948년의 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사진이 아니라 이승만 대통령을 그린 것으로 종이의 질이나 인쇄상태에서 열악한 당시의 상황을 말해준다. 1대라는 상징성이 있는만큼 역대 대통령 우표 중에서 가장 고가인데 사용하지 않은 우표 1장에 20~30만원 정도 한다.

 1952년 2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로 당시는 전쟁 중이었고 정부는 부산에 있었다. 1대 대통령은 국회에서 선출하였지만 여당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국민에 의한 투표로 바뀌었다. 이 우표는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데 만원 정도밖에 안 한다.

 정부가 수립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혼란하였고 민주주의의 경험이 부족하였다. 원래 대통령을 2번 이상 할 수 없다는 것이 당시 법이었으나 초대 대통령에게는 이것이 적용되지 않는 법을 만들어 국회에 올렸는데 135/202의 결과가 나왔다. 정족수의 2/3인 136표가 나와야 했기 때문에 그 법은 처음에는 통과하지 못 했지만 여당은 수학 교수까지 초빙하여 정확한 2/3는 135.33… 이므로 135표가 2/3가 맞다는 논리로 법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하고 1956년 결국 이승만이 다시 당선되었다.

 4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단독후보로 출마한 이승만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여당에서는 고령인 이승만의 후계자로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결국 국민의 반발로 혁명이 일어나고 이승만은 사임하였다.

 이후 의원내각제의 제2공화국이 수립되었다. 국정은 총리를 중심으로 하지만 대통령도 선출하였다. 4대 대통령 윤보선은 자신이 아직 살아있음을 들어 자신의 사진 제공을 거부하였다. 4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유일하게 없다.  

 이승만이라는 절대 권력이 무너지자 군소 정치세력들이 난립하였고 국민들도 새로운 정치에 기대하는 것이 많았다. 당시 대학생들은 평화통일을 외치기도 했고 사회에 많은 요구들이 촉발되면서 데모가 많았다.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1961년 박정희를 중심으로 하는 청년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장악하였고 일정 기간 동안 군인통치를 거쳐 정권을 민간에게 다시 넘긴다는 약속을 하였다. 박정희는 군인을 그만두고 정치인으로 변신, 1963년 4대 대통령인 윤보선과 대결하여 근소한 차이로 5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제3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우표는 당시 정부건물이었던 옛날 총독부가 그려져 있다. 대통령 취임도 이 건물 앞에서 했다.

 1967년 6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다시 윤보선 후보와 맞붙어 5대 선거보다 더 늘어난 표 차이로 당선되었다.

 제3공화국도 대통령을 2번 이상 할 수 없었지만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을 개정하였다. 당시 야당에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었고 김영삼과 김대중의 대결 속에 결국 김대중이 야당 대통령 후보로 박정희와 대결하였다. 1971년 7대 대통령 선거에서 모든 것에 앞서 있었던 박정희 후보가 근소하게 당선되어 여당세력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였다. 당시 급속도의 개발 사업이 진행되어 있었고 1970년에는 단 2년의 짧은 공사 기간으로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물류 혁명이 일어나고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던 시기였다. 그 때문인지 우표에는 고속도로가 그려져 있다.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은 10월 유신을 선포하게 된다. 그리고 제4공화국이 수립된다. 이것은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을 집중하는 독재로 대학생들의 수많은 시위를 불렀고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었다. 이전까지 국민들에 의해 대통령을 뽑았지만 이때부터는 대통령이 지명한 사람들에 의해 대통령을 뽑았다.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이 체육관 안에서 대통령을 뽑았는데 무효표를 제외하고 압도적인 표로 당선되는 시스템이었다. 이 때 내세운 명분은 북한의 위협과 경제개발이었다. 우표에서도 당시의 시대상이 잘 드러나 있다.

 1972년 유신 선포 이후 대학가에는 데모가 끊이지 않았고 공권력이 남발하였다. 당시에는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억압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경제개발은 계속 진행되었고 1977년, 7년만에 수출 1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를 달성하였다. 70년대는 경제력에서 북한을 능가하기 시작하였고 식량 부족문제도 호전되었고 중화학 공업의 집중적인 육성으로 성과가 나타나던 시기였다. 

 1978년 박정희는 체육관에서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9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70년대 말은 독재에 대한 국민의 피로도가 상당히 증폭되던 시기로 희생만 강요당하던 노동자들의 목소리 또한 커졌고 1979년에는 10월에는 부산과 마산에서 독재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 그 와중에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측근에게 암살을 당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국가 비상사태에 접어들었고 당시 헌법으로 2인자였던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하였다. 철권통치가 막을 내리면서 민주화에 대한 국민에 대한 열망이 높았졌고 국무총리였던 최규하가 대통령을 승계하면서 10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하지만 이미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대통령은 명목상 대통령이었고 8개월 뒤 물러나게 된다.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은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의 상관을 체포하고 정권을 장악한다. 1980년 봄에는 국민들이 서울역 광장 앞에 모여 탄압하고 체포한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등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강하였다. 이 때 광주에서도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지만 군부의 강경한 탄압으로 많은 희생을 부른다.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억누른뒤 전두환은 체육관에서 11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전두환은 1981년 제5공화국을 선포한 뒤 7년 임기의 12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언론을 장악하고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언론은 없애거나 합쳐 버렸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호의적이지 않은 기업은 공중분해 시키고 사회악을 청소한다는 명분으로 삼청교육대라는 비인권적인 집단을 만들었다.

 이런 억압 정책 속에서도 민심을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출범시키고 정부 주도의 문화 축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는 경제개발의 성과가 드러나고 호황이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도 자동차를 구입하기 시작하고 레저 산업이 서서히 발달하기 시작하였고 처음으로 무역 흑자를 달성한 시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부정부패 사건이 터지고 공권력의 비리와 치부가 드러나면서 1987년 6월 국민들이 모두 나와 국민에 의한 대통령 선거와 민주화를 요구하여 정권을 굴복시킨다. 1987년, 26년만에 국민에 의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전두환은 언론을 통해 자신을 찬양하게 하였고 다른 나라의 대통령을 만날 때에도 많은 기념 우표를 발행하였는데 전두환이 들어간 우표는 발행 수가 많았던지 전체적으로 가격이 낮은 편이다. 위의 12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시트도 1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1987년은 국민의 혁명으로 직접 선거의 권리를 얻었기 때문에 당시 사회변화의 열망이 강한 시기였다. 전두환 정권에 의해 유력 정치인의 금지되었던 정치활동이 풀리게 되면서 김영삼, 김대중의 정치활동이 다시 시작되었다. 여당에서는 전두환의 후계자로 노태우 후보를 내세웠다. 원래 국민들의 인기는 경상도를 지역기반으로 하는 김영삼과 전라도를 지역기반으로 하는 김대중이 훨씬 높았다.

 하지만 여당의 노태우 후보와 싸우기 위해서는 김영삼, 김대중 2명이 하나로 합치는 것이 중요했지만 둘은 사이도 좋은 편이 아니었고 서로의 이익을 내세웠기 때문에 결국 따로 출마한다. 민주화 세력의 표가 갈라지면서 전두환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킨 노태우가 어부지리로 당선되고 제6공화국이 성립한다. 지금이 제 6공화국인데 대통령 임기는 5년으로 2번을 하지 못 한다. 1988년에는 올림픽도 있었기 때문에 우표에 올림픽 경기장이 그려져 있다. 이 우표는 전두환 우표와는 달리 2만원 가까이로 제법 비싼 편이다.

  대통령 선거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다. 여당은 與小野大 정국으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2개의 유력 야당을 포섭하여 깜짝 발표를 하게 된다. 이게 3黨合黨이라고 불리는 사건인데 군사쿠데타 세력인 노태우와 민주화세력인 김영삼의 결합은 불편한 동거였지만 서로의 정치적 이익에 의한 것이었다. 노태우는 거대한 여당으로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게 되었고 김영삼은 차기 대통령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었다. 이것은 많은 비난을 불렀다.

 결국 김영삼은 김대중을 누르고 1993년 14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우표 디자인에 보듯 백두산을 그려 넣은 것은 당시 통일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었기 때문일 것이다. 80년대 말에 공산권 국가들이 무너지고 90년을 전후하여 한국은 중국, 소련, 폴란드 등 많은 공산권 국가와 수교를 맺었다. 이런 변화 속에 1991년에는 남과 북에서 국무총리 급의 회담을 번갈아 가졌다. 김영삼은 김일성과 직접 정상회담을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김일성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이루어지지 못 한다.

 김영삼은 30년만의 민간인 출신 대통령으로 군사정부 시절의 악습과 부정부패 등을 바로 잡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개혁을 하였지만 결국 경제위기를 불러오는 등 국가 위기 사태를 불렀다.

 군사 정권에 가장 탄압받았던 정치인이고 정치적으로 가장 홀대를 받던 최초의 전라도 출신의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서로 편을 나눠 싸우면서 화합하는 전통놀이인 고싸움을 우표 디자인에 넣은 것 같다.

 노무현은 정치적으로 항상 마이너에 속하는 사람이었지만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시대가 되면서 단기간에 기세를 몰아 대통령에 당선된다. 脫권위주의의 대통령이었던만큼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을 디자인에 넣었던 것 같다.

 원래는 현대 건설의 CEO출신인만큼 부지런한 이미지를 강조한 듯 하다. 공약에는 무엇보다 경제발전을 내세웠지만 민주화에 역행하는 정책과 태도 등으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으며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등 그렇게 인기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