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태양전지를 놓고 내부 경쟁에 들어갔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 결정형 방식을 택한 LG전자는 주요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의 안정적인 확보에 성공했고, 자회사 LG디스플레이는 박막형 태양전지의 기술적 한계를 뛰어 넘고 상업화를 준비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박막형 솔라 셀(태양 전지)를 미래 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3월 13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제품의 연구, 개발, 제조, 판매 및 마케팅’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을 상정한다.

박막형 솔라 셀은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고 있는 TFT-LCD와 기술적으로 유사하다. 얇은 플라스틱이나 유리기판에 막을 입히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박막형 태양전지는 지금까지 에너지 변환효율이 낮아 상용화에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이런 문제점에도 박막형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든 것은 단점을 기술적으로 극복했기 때문이다.

권영수 사장은 “그동안 박막형의 문제점인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히는 방법 개발에 성공했다”며 “그동안 연구ㆍ검토 단계에 머물렀던 태양전지 사업에서 성공을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 최초, 유일의 박막형 태양전지 생산기업인 일본 샤프의 생산 수율 10%를 훌쩍 넘는 13%까지 끌어올려 상업화 후 적절한 채산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앞서 결정형 방식으로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도 최근 노르웨이 태양광에너지 전문회사 REC그룹과 태양전지용 실리콘웨이퍼 장기공급계약을 맺었다. 핵심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받은 셈이다. 계약기간은 LG전자 구미 태양전지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이다.

결정형 태양전지는 실리콘 덩어리를 얇은 기판으로 절단해 제작하는 방식으로 반도체와 유사한 공정으로 만들 수 있다. 상대적으로 태양 에너지의 전기 에너지 전환율도 높아 지금까지 전 세계 태양전지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의 태양광 사업을 이끌고 있는 백우현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은 “이번 계약은 태양전지 핵심부품인 웨이퍼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REC가 웨이퍼 원재료인 폴리실리콘도 생산하고 있어 이 회사와의 협력관계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기존 PDP 라인을 태양전지 생산라인으로 변경하는 투자를 시작했다. 양산 시점은 1기 라인이 2010년 1분기경, 2기 라인은 2011년 1분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