パソコン/インターネット Relationship

이 제품 사면 후회한다

■ 아수스 EeePC 901



아수스의 EeePC는 넷북 시장을 연 장본인이지만 몇몇 모델은 사소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12GB의 SSD를 주요 저장장치로 채택한 EeePC 901은 광고나 홍보 문구만 보면 "매우 빠른 부팅 속도를 가진" 넷북으로 여겨질 수 있다.

뜯어보면 이렇다. 12GB의 SSD 용량 중 4GB는 온보드, 나머지 8GB는 외장형이다. 4GB의 온보드 SSD에 윈도우 XP가 설치된다. 문제는 이렇게 설치하고 나면 남는 공간이 300~500MB 정도다. 그나마 주요 보안 업데이트를 받고 나면 남는 공간이 거의 없다. 업데이트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고 실제 그런 상태로 쓰고 있는 사용자도 많다.

그렇다면 8GB 외장 SSD에 윈도우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8GB SSD는 속도가 비교적 느린 MLC 방식(온보드 SSD는 SLC 방식이다)이라는 게 문제다. 이곳에 윈도우를 설치할 경우 매우 느린 속도를 감안해야 한다. 제조사는 과연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인가.

4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 6셀 배터리로 넉넉한 사용시간, 멀티터치를 지원해 간편하게 스크롤할 수 있는 터치패드 등 EeePC 901은 장점이 많은 제품이다. 그러나 이런 저장장치의 구성은 제품 구입한 걸 후회하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 파나소닉 루믹스 L10

파나소닉의 콤팩트 디카는 제법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나 DSLR은 그렇지가 못하다. 파나소닉의 2번째 DSLR 카메라 루믹스 L10 얘기다. L10은 올림푸스가 주도하는 포서드 진영의 새로운 동반자가 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L10과 함께 처음 출시된 포서드 마운트의 라이카 번들 렌즈도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파나소닉 루믹스 L10은 회전식 액정과 진보된 라이브뷰(액정을 통해 사물을 보면서 촬영하는 기능. 일반 콤팩트 디카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하려 했다. 특히 라이브뷰 상태에서 콘트라스트 AF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확실히 당시 루믹스 L10의 설계는 보다 디지털에 가까운 것이었다. 지금은 동영상도 촬영할 수 있는 DSLR이 나와 있는 상태지만 라이브뷰 기능조차 생소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루믹스 L10을 찾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L10의 최대 장점이었던 라이브뷰와 라이브뷰 상태에서의 빠른 AF 속도는 번들로 제공되는 라이카 렌즈가 아니면 작동하지 않는 사실이 후회를 낳았다. 이것은 지금도 유효한 사실이다.

올림푸스나 시그마의 포서드 마운트 렌즈를 달 수도 있다. 그러나 라이카 렌즈가 아니면 이 제품의 최대 장점이랄 수 있는 라이브뷰 상태에서의 빠른 콘트라스트 AF와 손떨림 보정이 빠져버린다. 렌즈 종류가 많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장점을 살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얼마 전 파나소닉은 기존 포서드 시스템보다 얇고 가벼운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의 DSLR 루믹스 G1을 출시해놓은 상태다. 출시된 지 얼마 안되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지만 G1은 후회없는 선택이 되길 기대해본다.

 

■ 파나소닉 루믹스 LX3

파나소닉 루믹스 LX3는 콤팩트형 디카 "답지 않은" 성능을 가진 제품이다. 왜곡이 적은 24mm의 광각 라이카 렌즈와 완벽한 수동 기능, ISO 6400의 고감도, 손떨림 보정 등 카메라 마니아라면 군침을 흘릴만한 사양을 갖췄다. 특히 렌즈 밝기가 f2.0이어서 어두운 실내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진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또 화각을 18mm까지 확장할 수 있는 컨버터와 각종 필터, 외장 뷰파인더 등 액세서리도 다양해 또 다른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한 마디로 DSLR 뺨치는 성능은 물론이고 휴대성까지 갖춘 제품이라는 것. 크고 무거운 DSLR에 지쳤다면, 그리고 콤팩트형 디카의 (상대적으로)떨어지는 성능에 염증을 느낀 사람이라면 LX3를 흠모할 만 하다.

다만 성능 뿐 아니라 가격까지 콤팩트형 디카 답지가 않다는 게 부담이라면 부담이다. 이 제품 가격은 무려 60만원대. 그러나 똑같은 렌즈, 똑같은 스펙의 라이카 D-룩스4의 가격이 120만원대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제품은 비싼 것이 아니다.

잘 알려져 있듯 파나소닉 루믹스는 라이카의 광학 기술을 그대로 가져온 제품이다. 반대로 라이카의 D-룩스4는 파나소닉의 디지털 기술을 이어받았다. 때문에 동일한 스펙, 비슷한 외관을 가진 2개 브랜드의 제품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가격 차이는 심하게 난다.

이미지 프로세싱이 약간 다르긴 하나 차이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성능 좋은 카메라를 싸게 잘 구입했다는 생각이 계속 들 것이다. 물론 카메라 액정에서 보는 것과 실제 모니터 화면에서 결과물을 볼 때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 동영상 찍을 때 줌이 작동하지 않는 다는 점 등 약점이 있긴 하나 이 제품의 전체적인 성능은 이를 잘 덮어준다.

■ 소니 롤리



롤리는 잘 알려진 것처럼 소니가 선보였던 로봇강아지 아이보의 기술을 일부 차용해서 만든 MP3 플레이어이자 로봇이다. 그래서 단순한 율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에 맞춰 그에 해당하는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원할 경우 PC용 프로그램을 이용해 모션을 새로 만들 수 있다. 내 마음에 꼭 들게 만드는 것은 물론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롤리가 음악에 맞춰 춤추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럽게 지갑으로 손이 간다. 그만큼 신기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하나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누구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실용성을 중시하는 사람이 이 제품을 선뜻 구입했다간 후회할 수 있다. 물론 얘기하려는 건 뻔한 내용이다. 40만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 그러나 상대적으로 좁은 2GB의 용량, 유선 이어폰을 붙여 쓸 수 없다는 점, 다소 크고 무거워서 휴대가 불편하다는 점, 액정이 없어 불편하다는 점이 합쳐져 후회가 될 것이다.

굳이 체험하지 않아도 스펙 보고 조금만 생각해보면 누구나 알만한 내용이다. 게다가 소니 역시 "실용성"을 중시하는 사람에게 이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소니는 롤리에 대해 조금 더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 및 도전이라고 일본 현지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좋은 얘기고 좋은 발상이지만 40만원을 투자할 것인가는 생각해 볼 문제다. 그 돈이면 아이팟 터치를 한 대 살 수 있다. 곧 나올 워크맨 터치를 구입할 수 있을 돈일지도 모른다.


■ HP 미니 1000 시리즈

수많은 넷북이 나와 있지만 HP 미니 1000 시리즈가 단연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디자인 때문이다. 검정색 광택 재질 안쪽으로 촘촘하게 그려져 있는 원형 패턴 덕에 저가형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게다가 작고 가볍다. SSD가 장착된 제품은 1.09kg로 매우 가벼우며 10.1인치형의 액정을 가졌지만 8.9인치형의 타 업체 넷북과 비슷하거나 약간 작은 크기를 가졌다. 그러면서도 키 입력은 매우 편하다. 풀 사이즈 키보드 대비 92%의 크기의 키보드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액정을 열고 노트북 하판을 들여다보면 빈 공간 없이 빼곡하게 들어찬 키보드를 볼 수 있다.

물론 마우스 역할을 하는 터치패드 버튼이 아래쪽에서 좌우편으로 위치가 변경되긴 했으나 큰 불편은 없다. 작고 가벼우면서 작업 환경까지 고려된 제품이다. 디자인만 멋진 게 아니어서 쓰면 쓸 수록 잘 샀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게다가 가격도 초기 70만원대에서 현재 60만원대 중반까지 내려온 상태다.

■ 애플 아이팟 터치 2세대

아이팟 터치는 구입하면 후회하지 않을 제품이다. 비록 애플코리아의 A/S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국내에선 아이튠스 서비스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더라도 제품의 높은 완성도가 이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애플 아이팟의 전 세계적인 인기 요인은 아이튠스라는 음악 서비스+잘 만든 하드웨어+내부 소프트웨어(UI)인데 이 중 한 가지가 빠졌더라도 충분히 만족하고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앱스토어(응용 프로그램 다운로드 서비스. 유무료 응용 프로그램이 산재해있다)를 통해 게임까지 내려 받을 수 있으니 닌텐도 DSL도 부럽지 않다. 물론 한국 앱스토어에는 게임 카테고리가 없어서 미국 계정으로 들어가야 하지만. 한편으론 분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구입 뒤 후회가 없는 제품이 바로 아이팟 터치다.


■ 산요 작티 VPC-CA8

디카와는 달리 캠코더는 누군가에게는 정말 필요 없는 물건이 될 수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툴이 여럿 나왔지만 영상 편집은 여전히 어려운 작업인 게 사실. 그렇다보니 디카와 비교하면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조사들은 캠코더의 크기를 줄이는 데 고심하고 있다.

물론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편집이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아이의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두고픈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산요의 작티 시리즈, 그 중에서도 VPC-CA8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와 물속에서도 자유롭게 동영상이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방수 기능을 갖춰 가정용 캠코더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이 제품은 8GB 메모리 사용시 640×480(초당 60프레임)의 해상도로 2시간 51분까지 연속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당연하지만 동영상 촬영 시 광학 줌도 사용할 수 있다. 5배까지 지원한다. 줌 기능을 활용했을 때 초점을 바로 잡는 속도도 매우 빠른 편이다.

또한 수심 1.5m까지 최대 60분간 촬영이 가능해 여름철 바닷가나 수영장 같은 물가에서도 아이나 연인의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 수 있다. 이 제품을 캠코더로 보자면 가격대비 뿐 아니라 절대적인 성능도 높은 편이어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디카로 보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 레오폴드 토프레 리얼포스101



키보드 하나 가격이 수 십 만원이라면 대부분 놀란다. 무슨 키보드가 그렇게 비싸냐고. 그러나 이렇게 값비싼 키보드를 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남성 액세서리는 몽블랑 만년필이 아니라 키보드라는 것이다. 항상 손이 닿는 키보드만큼은 감 좋고 오래 써도 불편하지 않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레오폴드가 수입하는 일본 토프레 리얼포스 101은 키보드 마니아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제품이다. 이른바 "최고가 키보드"다. 별다른 단축키도 없고 디자인도 멋지지 않은 게 가격은 20만원을 훌쩍 넘긴다. 그러나 써 본 사람의 평가는 항상 최고다.

이 제품의 값어치는 일단 쳐봐야 안다. 리얼포스 키보드는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을 도입한 제품으로 일반적으로 불 수 있는 멤브레인이나 기계식 키보드와는 다른,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한 키감을 가지고 있다.

정전용량 무접점 방식은 특정 키캡이 눌러지면 전류가 발생하고 이것이 신호가 되어 해당 키가 눌러졌음을 인지한다. 어떠한 형태로든 PCB 기판과 접촉하는 일반 멤브레인이나 기계식 키보드와는 달리 물리적인 접촉이 없는 덕에 내구성이 높다.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한,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독특한 키감은 이러한 설계에 따른 것이다.

가치를 알기 전엔 그저 마니아나 쓰는 제품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써보면 다른 키보드 쓰기가 힘들다. 이것을 후회로 받아들인다면 이 제품은 쓰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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