桜の影

燃え上がる太陽の下、
刃のような風が吹く日、
少年は翼もなく空へ昇った。
父は言った、
「国のために花となれ。」
桜は咲き、そして散った。

鋼の鳥の嘴に滲んだ
一滴の血は海へ消え、
紅く染まる夕陽の下
残された名は石に刻まれた。
記憶の中でだけ生きる
永遠の兵士たちよ。

そして戦争が終わり、
鉄で編まれた秩序の海に
また別の戦いが始まった。
沈黙と一致、
個はなく、ただ全体。
曲がった背中、擦り減る指先、
微笑みの裏に隠された影は長い。

それでも今なお、
桜は春になれば咲く。
定められた場所で、
定められた運命に従い、
散って初めて風が吹いても
その場を離れられぬ花のように。

犠牲は受け継がれ、
忠誠は名を変え、
再び次の世代を染める。
今こそ問いかけたい。
その花は、本当に自由なのか？

사쿠라의 그림자

불타는 태양 아래,
칼날 같은 바람이 스치던 날,
소년은 날개도 없이 하늘로 올랐다.
아버지는 말했지,
“나라를 위해 꽃이 되어라.”
사쿠라는 피고 졌다.

강철 새의 부리 끝에 맺힌
한 방울의 피는 바다로 사라지고,
붉게 물든 석양 아래
남겨진 이름은 돌에 새겨졌다.
기억 속에서만 살아 있는
영원한 병사들이여.

그리고 전쟁이 끝나고,
쇠로 엮인 질서의 바다에서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되었다.
침묵과 일치,
개인은 없다, 오직 전체.
휘어진 등허리와 닳아버린 손끝,
미소 뒤에 가려진 그림자는 길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사쿠라는 봄이면 피어난다.
정해진 자리에서,
정해진 운명을 따라,
지고 나서야 바람이 불어도
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꽃처럼.

희생은 전해지고,
충성은 이름을 바꾸어
다시 한 세대를 물들인다.
이제 묻고 싶다.
그 꽃은, 정말로 자유로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