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연료량 86kg…2년 더 운영
달 표면 추가 연구·관측 추진
장비 노후화·개기월식 변수

지난해 12월28일 달 상공 124km에서 다누리가 촬영한 달 표면과 지구의 모습.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의 첫 번째 달 궤도선 ‘다누리’의 수명이 당초 예정됐던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다. 예상보다 다누리의 연료가 덜 소모됐기 때문이다. 과학계는 다누리를 통해 더 오랫동안 달 표면을 관측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7일 달 탐사 사업 추진위원회를 열고 다누리의 임무 운영기간을 당초 예정됐던 1년(2023년 1월~12월)에서 3년(2023년 1월~2025년 12월)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다누리의 수명이 길어진 건 예상보다 연료 소모가 적었기 때문이다. 다누리의 연료는 ‘하이드라진’이다. 질소와 수소로 만들어진 액체 상태의 화합물이다. 다누리는 하이드라진을 방출해 자세 보정 등을 한다.

다누리는 달 표면에서 고도 100km를 뜻하는 ‘임무 궤도’에 진입한 지난해 12월27일 기준으로 남은 연료가 약 86kg이었다. 그런데 다누리의 연간 연료 사용량은 26~30kg이어서 임무 기간을 예정보다 2년 더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과학계는 달 표면을 카메라와 각종 감지기를 통해 더 오래 관측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다누리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물을 찾기 위해 실은 영구음영지역 카메라 1기와 국내 연구기관이 만든 관측장비 5기가 실려 있다.

광물자원을 찾을 수 있는 ‘감마선 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에서 파일 전송을 할 수 있는 ‘우주 인터넷 시스템’(한국전자통신연구원), 달 표면 토양의 입자 크기를 보는 ‘광시야 편광 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한국 달 착륙선이 내릴 자리를 탐색하는 ‘고해상도 카메라’(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의 진화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자기장 측정기’(경희대)가 탑재됐다.

임무기간 연장이라는 ‘선물’이 다누리에 주어진 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우주를 날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발사부터 관제·항행 과정이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불필요한 연료 분사를 하지 않게 된 것이다.

다만 변수도 있다. 다누리에 달린 태양 전지판과 배터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태양 전지판이 만들 수 있는 전력과 배터리의 저장 용량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다누리는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24시간 작동할 수 있지만, 임무 3년차에 이르는 2025년에는 임무 시간이 하루 16시간으로 줄어든다.

특히 월식이 문제다. 개기월식이 2025년 3월14일, 9월7일 두 차례 찾아올 예정이다. 개기월식으로 생긴 그림자 속을 다누리가 비행하게 되는데, 이때 다누리의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다면 임무 수행은 2025년 12월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12월까지는 다누리 발사 때 당초 계획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관련 과학 연구,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등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연장된 임무 기간인 2024~2025년에는 영상 촬영 지역을 확대하고 보완 관측과 추가 검증시험 등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