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1인당 GDP의 7.79배 ‘최고’
양육비 높을수록 스트레스 증가
출산율 낮아져 보조금 필요 강조

한국이 세계에서 아이 양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나라로 조사됐다고 중국의 인구 연구소가 밝혔다. 중국이 2위다. 지난해 신생아 수가 역대 최저로 떨어져 인구감소 위기가 커진 중국에서 지원책 등 대안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보고서가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인 한국을 언급한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일 중국의 인구 관련 공공정책 연구기관 위와인구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에서 자녀를 0∼17세까지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6.9배라고 전했다. 이는 한국 7.79배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 전국 가구의 0∼17세 아동 양육 비용은 평균 48만5000위안(약 9400만원)으로, 같은 해 중국 1인당 GDP인 7만300위안의 6.9배에 달한다. 자녀를 대학 졸업까지 시킬 경우에는 62만7000위안(1억2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같은 주요 20개국(G20) 국가인 독일(3.64배), 호주(2.08배), 프랑스(2.24배)에 비하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의 출산율이 2020년 기준 0.84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점을 고려했을 때, 중국의 양육 비용이 한국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세계 최저 수준인 0.78명이며, 중국은 1.1명이다.

위와인구연구소는 “일반적으로 1인당 GDP의 대비 양육 비용이 많이 들수록 양육 스트레스가 높아져 출산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 61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했으며, 신생아 수는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1949년 이래 처음으로 연간 10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또 유엔 경제사회국(UNDESA)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인도 인구가 14억2577만5850명으로 추정돼 인구 1위 자리도 내주게 됐다.

보고서는 중국의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가족수당이나 소득세 감면 등의 방식으로 현금 보조금의 규모를 키울 것을 제안했다. 평균적으로 출생률이 높은 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GDP 대비 가족수당 규모가 각각 2.12%, 1.42%에 달해 일본(0.65%)과 한국(0.1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을 지적하며 중국도 자녀 1명당 월 1000∼2000위안(19만∼38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연구소는 외국인 보모 도입과 성평등 육아 휴직, 유연 근무제 촉진, 싱글 여성의 출산권 보장, 난임 기술 지원, 대입 시험과 학교 체제 개혁 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