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친구들 PositiveFreeStyle

류시화시인의 외눈밖이 물고기의 사랑 에 있는 가을유서라는 시입니다....


근데 지금은 봄인데.....아니 초여름...ㅡ.ㅡ;;





가을 유서


 


가을엔 유서를 쓰리라 


낙엽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눈꺼풀 위에 


혼이 빠져 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차가운 물고기의 내장와 


갑자기 쌀쌀해진 애인의 목소리 위세 


하룻밤새 하얗게 돌아서 버린 양치식물 위세 


나 유서를 쓰리라 



파종된 채 아직 땅 속에 묻혀 있는 


몇 개의 둥근 씨앗들과 


모래 속으로 가라앉는 바닷게의 


고독한 시체 위에 


앞일을 걱정하며 한숨짓는 이마 위에 


가을엔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가장 먼 곳에서 


상처처럼 떨어지는 별똥별과 


내 허약한 폐에 못을 박듯이 내리는 가을비와 


가난한 자의 먹다 남긴 빵껍질 위에 


지켜지지 못한 채 낯선 정류장에 머물러 있는 


살아 있는 자들과의 약속위에 


한장의 유서를 쓰리라 



가을이 오면 내 애인은 


내 시에 등장하는 곤충과 나비들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큰곰별자리에 둘러싸여 내 유서를 


소리내어 읽으리라 





 


오늘도 저는 어김없이......시를.....

류시화시인의 외눈밖이 물고기의 사랑 에 있는 가을유서라는 시입니다....
근데 지금은 봄인데.....아니 초여름...ㅡ.ㅡ;;



가을 유서
 
가을엔 유서를 쓰리라 
낙엽되어 버린 내 시작 노트 위에 
마지막 눈 감은 새의 흰 
눈꺼풀 위에 
혼이 빠져 나간 곤충의 껍질 위에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차가운 물고기의 내장와 
갑자기 쌀쌀해진 애인의 목소리 위세 
하룻밤새 하얗게 돌아서 버린 양치식물 위세 
나 유서를 쓰리라 

파종된 채 아직 땅 속에 묻혀 있는 
몇 개의 둥근 씨앗들과 
모래 속으로 가라앉는 바닷게의 
고독한 시체 위에 
앞일을 걱정하며 한숨짓는 이마 위에 
가을엔 한 장의 유서를 쓰리라 

가장 먼 곳에서 
상처처럼 떨어지는 별똥별과 
내 허약한 폐에 못을 박듯이 내리는 가을비와 
가난한 자의 먹다 남긴 빵껍질 위에 
지켜지지 못한 채 낯선 정류장에 머물러 있는 
살아 있는 자들과의 약속위에 
한장의 유서를 쓰리라 

가을이 오면 내 애인은 
내 시에 등장하는 곤충과 나비들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큰곰별자리에 둘러싸여 내 유서를 
소리내어 읽으리라 



 



TOTAL: 8158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558 re : 김혜진님께.. oiok7i 2000-05-17 120 0
557 궁금한점!! akarui 2000-05-17 120 0
556 일본인 유학생들의 사랑의 콘서트 presslee 2000-05-16 126 0
555 오늘 제가 처음으로 좋은친구들게시....... 빗자루 2000-05-16 122 0
554 오늘도 저는 어김없이......시를..... 빗자루 2000-05-15 113 0
553 re : re : 만약 내가 거기로...간다면............ 빗자루 2000-05-15 126 0
552 re : 음악을 좋아하신는분만좀... b2910 2000-05-15 125 0
551 음악을 좋아하신는분만좀... ses 2000-05-15 132 0
550 친구가 화장실에 갔을 때 ^^ b2910 2000-05-15 118 0
549 re : 후훗 슬레쉬 2000-05-14 128 0
548 사랑하는 친구를 위하여 annung 2000-05-14 121 0
547 re : 고우나 올만이양^^ 견이 2000-05-14 123 0
546 re : 빗자루야^^;; 견이 2000-05-14 247 0
545 re : 그게 아니라...^^ eriko10 2000-05-14 119 0
544 휴우..힘들어지는 지금 빗자루 2000-05-14 114 0
543 기숙사 open house illusion 2000-05-14 130 0
542 류시화: 그대가 있어도 나는 그대가 ....... 빗자루 2000-05-14 133 0
541 효식이형 보세요~~ 빗자루 2000-05-14 121 0
540 re : re :re 헤헤 빗자루 2000-05-14 179 0
539 어딘가 예전과는 다른 친구에게 이 시....... yuie 2000-05-14 123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