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의 방사능 오염 경로 밝혀
원전사고 이후 찻잎에서 방사능 검출
오래된 찻잎에서 흡수돼 새순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
2011년 06월 06일 07:45 | 환경일보 공새미 기자 |
[환경일보 공새미 기자]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에서 생산된 각종 식품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는 사태 가운데, 녹차에서도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는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서는 원자력재해대책본부에서 결정한 관리 방법에 따라 이 문제에 대해 대응해 왔는데, 지난 2일에는 이제까지의 조사 결과와 앞으로의 대응방침 등에 대해 발표했다.
농림수산성은 찻잎을 가공하는 각 단계에서 방사성 세슘 농도의 변화를 파악하고 차나무의 오염 경로를 고찰하기 위해 찻잎과 토양을 채취해 분석했다.
우선 새순 찻잎을 반제품인 조차(Crude Tea)로 건조 가공하는 과정에서는 중량이 약 5분의 1로 줄어듦에 따라 방사성 세슘 농도도 높아졌으며, 가공 과정에서 세슘 자체는 거의 소실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조차를 음용차로 만드는 단계에서 추출되는 방사성 세슘은 50~60%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
▲관동지방 남부에서 생산된 녹차의 방사성 세슘 농도(채취 5월14일, 조차 가공 5월15일) |
관동지방 남부에서 생산된 녹차에 대한 방사성 세슘 농도 조사 결과 중 한 예(A)를 보면 오래된 찻잎에서는 ㎏당 139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고 새순에서는 710베크렐이 검출됐다.
이 새순을 가공한 조차에서는 방사성 세슘 농도가 3200베크렐로 5배 가량 뛰어올랐지만, 최종적으로 음용차에서는 54베크렐로 줄어들었다.
한편 이번에 새순 찻잎에서 검출된 방사성 세슘은 기존에 있던 잎의 표면에 부착된 것이 흡수돼 새순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와 같이 판단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건조 상태에서 기존 잎과 새순에 포함된 방사성 세슘의 농도는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조사가 이뤄진 차밭에서 새순은 4월10일 전후에 돋았으며, 방사성 물질이 대량 방출된 시점에는 새순이 돋지 않은 상태였다.
한편 토양 내의 방사성 세슘 농도는 고랑에서 ㎏당 약 260베크렐 이하, 밑동 근처에서는 약 40베크렐 이하로 낮게 나타났다.
또한 문헌 등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세슘은 식물 표면으로부터 흡수돼 식물 내부로 이동하며, 차나무는 세슘과 유사한 칼륨을 잘 흡수한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보면, 새순에서 검출된 방사성 세슘은 토양을 통해 흡수되거나 새순 표면에 부착된 것이라기보다는 주로 오래된 잎을 통해 재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성에서는 녹차 재배 농가 및 판매업자에 대한 보상과 지원을 실시함과 함께, 중작 찻잎에 대한 방사성 세슘 검출 조사, 방사성 세슘 저감기술 실증 등을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자료=일본 농림수산성 / 번역=공새미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