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소개 Relationship

2002년 2월, 김대목님이 찾아왔다. 김대목님은 수십 년간 크고 작은 북촌의 한옥들을 고쳐왔던 분이다. 고칠 집이 하나 생겼는데 설계를 부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집이 작다고 했다. 주인이 말하기를, 땅도 워낙 작고 한옥도 작으니 될 수 있으면 마당을 없애고 한옥 한 채를 대지를 가득 채울 수 있도록 계획해 달라는 것이다. 대지는 42㎡, 대략 13평으로, 부탁대로 땅을 모두 집으로 만든다 해도 그리 큰 집이 아니었다. 집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나갔다. 좁은 대문을 지나니, 길쭉하게 생긴 작은 마당이 나왔다. 한켠엔 장독대가 있었고, 창문마다 비닐이 처져 있었다. 한옥들은 겨울을 이렇게 나는구나 싶었다. 안은 조금 어둡고 답답했지만 작은 마당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참 좋았다. 돌아오면서 작은 집일수록 마당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계동 골목에 자리한 미니한옥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정겨운 한옥동네 계동

 

안국역 3번 출구를 나와 북촌 문화센터를 지나 길을 건너면 계동이다. 지도로 보면 곧아 보이지만, 실제로 계동길 위에 서면 끝이 보일 듯 말 듯 굴곡을 이루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예부터 하천이 흐르고 그것을 따라 ‘천길’이 났기 때문이다. 동네를 다른 말로 ‘고을’이라 하는데, 그 어원은 골짜기의 ‘골’에서 왔다 한다. 골이 졌으므로 사람들은 골짜기 주변을 하나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동네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북촌에서 보면 계동과 가회동이 그러한 ‘한 골짜기 한 동네’를 이루는 셈이다.

 

계동은 북촌의 여러 동네 중에서도 가장 ‘정겨운 동네’의 모습을 하고 있다. 동네다움은 조용한 집들만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집들 사이사이 길을 따라 모여 있는 ‘동네스러운 가게들’이 있어야 한다. 계동 한가운데는 ‘동네’의 상징인 목욕탕이 자리한다. 그 이름도 재미있는 ‘중앙탕’이다. 그 외에도 한옥문간채에 자리한 미용실, 자그마한 복덕방, 참기름집 간판을 단 방앗간, 건물 앞, 옆으로 물건들이 가득한 철물점, 세탁소 그리고 교회가 있다. 또 위쪽에는 중앙고등학교, 중간에는 대동세무고등학교가 있어 문방구와 분식점이 오가는 학생들을 기다리며 자리를 잡고 있다. 새로 들어선 카페나 스파게티집도 동네에 어울리는 소박한 차림을 하는 계동에는 다른 곳과는 다른 따스함과 편안함이 있다.

 

한편, 정겨운 풍경의 배경에는 ‘계동길의 고유한 스케일’이 있다. 스케일은 크기감을 뜻하는데, 길가에 건물들은 한옥이 아닌 것이 많지만, 길의 폭이나 굽이치는 모양은 옛 길 그대로이다. 길폭을 넓혀 크게 열린 가회동길과 비교하면 계동길의 아담한 크기감, 즉 스케일은 무척이나 특별하고 소중한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길에서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발견되는 올망졸망한 한옥들의 집합은 계동길 답사의 또 다른 백미라 하겠다.



설계보다 앞선 한옥의 관성

 

일을 시작하면서 마당을 없애고 한옥을 넓히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무엇보다 북촌에는 한옥을 고치는 ‘수선기준’이 있어, 실제로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오히려 마당을 잘 살리면서 ‘작지만 깊이 있는 공간감’을 주도록 계획했다. 골목에서 대문을 통해 마당에 들어오면, 먼저 제일 가까운 큰방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였고, 그 안쪽으로 부엌을 두었다. 그리고 이 부엌을 지나 잠자는 침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먼저 들어가는 큰방은 손님들이 들어오는 거실 같은 ‘공적인 공간”이고, 거기서 부엌 그리고 침실로, ‘점점 더 은밀한 사적인 공간’이 되도록 구상한 것이다. 나름으로는 합리적인 설계를 했다고 흐뭇해했다.


 

그러나 실제로 지어진 한옥은 설계와 달랐다. 예전에 쓰던 것처럼 가운데 대청을 두고, 그곳에 싱크대를 두었다. 대청이 부엌과 결합해 ‘부엌대청’이 된 셈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길쪽과 안쪽에 있는 두 방으로 각각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원래의 계획을 따르지 않은 것에 기분이 상했지만, 왜 그렇게 했을까 시간을 두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대문에서 마당, 마당에서 대청 그리고 대청에서 각 방으로 이어지는, 어떻게 보면 수백 년을 내려왔을 ‘한옥의 공간을 구성하는 그 관성’이 ‘합리성을 추구하는 설계’를 제압한 것이라 깨닫게 되었다.

예를 들면, 원래의 설계에서 방은 늘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이 고정되어 정해지는 반면, 실제로 지어진 대청 양쪽의 두 방은 쓰임에 따라 자유롭게 달라질 수 있었다. 마당도 계획에서는 신을 벗고 들어오는 곳과 방 앞에 쪽마루를 두고 바라보는 곳으로 정해졌지만, 실제 만들어진 마당은 집 가운데 놓인 대청과 이어지면서, ‘집 전체의 중심’이 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고쳐졌다. 여러분들을 모시고 북촌을 답사할 때, 그분들이 가장 좋아하고 관심을 보인 까닭도 이 작은 집 속에 그러한 한옥의 보편적인 속성이 잘 살아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2005년 10월, 건축가 윤병훈씨와 조각가 문선영씨 부부가 살게 되면서, 대지 42㎡(13평), 한옥 27㎡(8평)의 작은 공간은 더 활력 있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뀌게 되었다.




 

두 번째 미니한옥, 있는 것을 존중하며 고치다.

 

2008년 어느 날 윤병훈씨로부터 앞집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처음 계동 139-1 한옥을 고칠 때, 앞집 139-2도 그만큼이나 작은 한옥임을 알고 있던 필자는 그들이 직접 집을 고치고 들어간다는 말에, ‘이번에는 어떤 모습일까?’하는 호기심이 끓어올랐다. 지난 연말, 댁을 방문했다. 대지 60㎡ (18평)에 들어선 34㎡(10평) 정도의 집이었다. 전주인이 문간방을 따로 세를 주어서 출입문도 화장실도 따로 있는 것을 그대로 작업실로 만들었다. 지붕을 덮어 실내로 쓰던 마당은 다시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열어 두었다. 그렇게 하면서 작아진 부엌은 줄이고, 욕실은 전보다 조금 더 여유를 두었다.



특별한 점은 한옥의 특징을 살리면서 원래 집의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 애썼다는 것이다. 2002년에 필자가 계획했던 건물의 입면, 대청에 걸린 가늘고 때가 묻은 서까래, 나아가서는 방을 늘리기 위해 덧대었던 철제빔도 그대로 두었다. 윤병훈 소장은 보수한 흔적들도 이 집의 역사라 생각하고 소중히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한 편으론, 하수배관과 정화조 등 보이지 않지만 거주환경에 중요한 것들을 고치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고 했다.


 

두 번째 미니한옥은 첫 번째보다 자유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꼭 전통적인 문이나 창만을 고집하지 않고, 군데군데에 요즘 쓰는 현대식 창호나 슬라이딩 도어 등을 썼기 때문이다. “나중에 이 집을 본 사람들이 당시에는 이런 창들을 썼구나 아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라 두 부부는 말했다. 공사비를 줄이려고, 아기가 자는 시간에 둘이서 마루를 깔고 도배에 장판까지 직접 했다고 한다. 마당을 파면서 댓돌이 나오고 가려졌던 기둥의 주련이 드러나 너무 기뻤다는 두 사람을 보면서, 이 작은 집 역시 좋은 주인을 만나 참으로 행복할 것이란 생각을 하였다.


작은 집에서 삶의 소중함을 생각하다

 

계동의 작은 한옥들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이란, 작지만 있을 것은 다 갖추고 있다는 편리함이 아니다. 빈틈없이 짜여 있어 아름답고 세련되어 보이는 트렌디한 느낌은 더더욱 아니다. 작지만 오히려 커 보이고 소박하지만 풍성한 느낌, 그래서 그 안의 삶의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그러한 것이 아니었을까? 윤병훈·문선영 부부의 한옥을 통해, 작은 집에 여유를 주는 마당의 소중함과 가꾸고 보살피는 주인의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http://navercast.naver.com/geographic/seoulscape/1845

 


小さいけれど豊かな世界北村季冬韓屋村

2002年 2月, 金書き入れ時様が尋ねて来た. 金書き入れ時様は数十年間多様な北村の韓屋たちを直して来た方だ. 直す家が一つ生じたが設計を頼むというのだ. それとともに家が小さいと言った. 主人が言うのを, 地もあんまり小さくて韓屋も小さいからできるだけ庭先を無くして韓屋一軒を大地をいっぱい満たすように計画してくれというのだ. つけるのは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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