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 시대 천민계급 후손 “부라쿠민”문제 재론
(도쿄 AP=연합뉴스) 미국 건국 232년만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으로 미 전역이 축제의 열기에 휩싸인 가운데, 일본 정계에서는 해묵은 신분차별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재가열되고 있다.
소수 인종인 흑인들이 중앙 정계에 진출하는 미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아직도 봉건제도 시절 하층민의 후손인 “부라쿠민(部落民)” 출신 인사들의 정계 고위직 진출이 금기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라쿠민”은 에도(江戶) 시대(1603~1867)에 분류된 사(士)ㆍ농(農)ㆍ공(工)ㆍ상(商)의 4단계 신분제도에 포함되지 못한 천민계층의 후손이다.
일본은 이후 메이지(明治) 시대(1868~1912)에 접어들면서 신분제를 철폐했으나, 약 90만명에 달하는 “부라쿠민의 후손들”은 현재까지도 뿌리 깊은 편견 때문에 취업, 결혼을 비롯한 각종 사회 활동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부라쿠민 출신이라는 이유로 총리 후보에서 낙마했던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전 자민당 간사장이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정권(2000~2001)에서 자민당 간사장을 역임한 노나카는 모리 전 총리의 사임 직후 총리 후보 1순위로 떠올랐으나 당시 경쟁자였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현 총리의 “출신 성분 폭로”로 인해 후보직을 사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게 총리직을 내줘야 했다.
아소 총리는 당시 자민당 원로들이 소집한 비밀 회의에 참석, “부라쿠민 출신이 일본 총리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그렇지 않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소 총리는 이후 관련 사실을 철저히 부인해 왔으나 그의 “신분차별적 발언”은 두고두고 일본 정가에서 논란을 일으켜 왔다.
노나카 전 간사장은 최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아소 총리가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면서 “아소 총리가 일본을 이끌게 된 것은 일본의 불행”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하층민들의 고통을 한번도 목격하지 못하고 자란 사람은 대중의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노나카 전 간사장은 아소 총리의 “폭로”가 있기 전에도 자신의 출신 성분을 숨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니혼(日本)대학 정치학과의 이와이 도모아키(岩井奉信) 교수는 명문가 출신 일본 의원들 사이에 아직도 부라쿠민에 대한 편견이 존재한다고 평가하면서, 노나카 전 간사장의 경우 짧은 기간에 자민당 정부의 핵으로 부상해 당내 라이벌들의 시기를 자아내면서 희생양이 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아소 총리의 “실언”은 당시 일본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지 못했는데, 이는 대다수의 일본인이 아직도 부라쿠민 문제를 금기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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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이렇게 편협한 생각은 중국에서도 못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