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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 선수 “XY 염색체” 성별 논란…과학계의 의견은?






기자,소피아 베티자


기자,젠더 & 정체성 전문기자, BBC 월드 서비스


2024년 8월 9일



이마네 켈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 복싱 선수가 메달 시상대에 오른다면 아마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로 남게 될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실격 처분을 받았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출전을 허가하면서 여러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이렇듯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학은 염색체 구성과 염색체 구성이 스포츠 성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이미 알려진 사실은 성은 태아가 발달할 때부터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은 X 염색체 2개(XX)를, 대부분의 남성은 X 염색체와 Y 염색체(XY)를 갖고 태어난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 생식 기관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달하는 태아도 있다.


이를 “성적 발달의 차이”, 혹은 “성발달이상(DSD)”이라 부른다.


DSD는 자궁에서 발달하는 유전자, 호르몬, 생식기와 관련된 질환 약 40개를 묶은 용어로, 개인의 성 발달이 대부분의 이들과는 다르다는 의미다.


이러한 염색체 이상은 매우 드문 사례지만, 이번 올림픽 복싱 선수들의 성별 논란으로 인해 다시 한번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선 두 복싱 선수에 대해 알려진 바는?


IBA의 크리스 로버츠 CEO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두 경우 모두에서” XY 염색체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세상엔 너무나도 많고 다양한 사례의 유전적 변이가 존재하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Y 염색체를 지녔기에 남성이며, Y 염색체가 없기에 여성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말한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스포츠 연구소”에서 스포츠 성적과 관련 있는 유전적 요인을 연구하는 알룬 윌리암스 박사는 “Y 염색체의 존재 여부만으로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답할 수 없다”고 했다.


“Y염색체를 가진 이들의 대부분이 남성이기에 (성별을 판단할) 매우 좋은 지표이긴 하지만 … 완벽한 지표는 아닙니다.”


DSD가 있는 일부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Y염색체는 일반적인 남성에게서 발견되는 온전한 형태의 Y 염색체와는 다르다. 변이에 따라 일부 유전 물질이 누락되거나, 파괴됐거나, X 염색체와 바뀌어 있기도 하다.


한편 보통 성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 Y 염색체의 “Y 부분 성 결정 유전자(SRY)”이다.


유전 질환을 연구하는 발달 생물학자이자 켈리프와 린위팅 선수에 대한 추가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출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선 단체 “성별은 중요하다”의 이사이기도 한 엠마 힐튼 박사는 “이 유전자가 바로 “남성을 결정하는 유전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SRY 유전자가) 바로 성 발달 결정의 주요한 스위치”라고 덧붙였다.


XY 염색체를 갖고 태어났지만, SRY 유전자가 없는 이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테스토스테론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해부학적으로 매우 전형적인 여성의 구조를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XY 염색체 여부를 검사한다고 해서 개인의 성별에 대해 모든 걸 알 순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켈리프와 린 선수의 경우 IBA 측은 어떤 검사를 실시했는지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힐튼 박사는 XY 염색체를 지닌 사람들 대부분은 SRY 유전자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고환을 갖고 있는데, 고환이 몸 내부에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힐튼 박사는 “(XY 염색체이며 SRY 유전자가 있는) 이들은 사춘기가 오면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기 시작하는데, 스포츠에서 남성이 지닌 이점을 뒷받침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사진 설명,올림픽 여자 육상 800m 종목에서 2번이나 금메달을 획득한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 공화국) 선수는 선천적으로 성발달이상(DSD)을 갖고 태어났다



가장 유명한 예가 바로 여자 육상 800m 종목에서 올림픽 2회 금메달리스트,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3번이나 차지한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 공화국) 선수다.


그러나 윌리암스 교수는 DSD인 선수들이 일반 남성들과 동일한 이점을 지닌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소년의 음경 발달을 위해선 외부 생식기 발달에 필요한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 세메냐와 같이 질환이 있는 이들은 해당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발현하지 않는 돌연변이를 지닌다.


이들은 모체의 자궁 안에서 음경이 자라는 마지막 단계까지 나아가는 등 남성의 해부학적 구조대로 발달하지만, 이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발현하지 않아 외음부, 음핵도 발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궁 경부, 자궁 등 여성의 생식 기관은 발달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리를 하지 않으며, 이에 임신도 불가능하다. 남성과의 성관계도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런 종류의 유전적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은 개인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DSD를 연구해 온 클라우스 호이베르 그라우홀트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의 내분비학 교수는 “가장 최근 우리가 XY 염색체를 지닌 것으로 진단한 여성은 33세였다”며 말을 꺼냈다.


이 환자는 왜 임신이 어려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그라우홀트 교수를 찾았다.


“저흰 환자에게 자궁이 없기에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환자는 정말 힘들어했습니다.”


그라우홀트 교수는 이로 인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생기며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그렇기에 DSD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종종 심리상담을 권한다고 한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 환자의 사진을 보여드리면 여성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 환자는 여성의 몸을 지녔고, 남성과 결혼했습니다. 자신을 여성이라고 느낍니다. 그리고 제가 만나본 DSD 환자 대부분이 이랬습니다.”


그라우홀트 교수가 왜 생리가 없는 것에 의문을 품고 병원을 찾지 않았냐고 묻자, 이 환자는 생리를 하지 않는 나이 든 여성 친척이 있었기에 비정상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그라우홀트 교수는 또 다른 유전적 돌연변이 사례도 마주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게서 발견되는 XX 염색체를 지닌 남성들이다.


“이 남성들은 자녀를 가질 수 없습니다. 정상적인 남성처럼 보이나, 이들의 고환은 평균보다 크기가 작고, 정자를 생산해내지 못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큰 충격에 휩싸이죠. 이들 또한 다른 남성들이 그렇듯 나이가 들면서 테스토스테론 생산을 멈추게 됩니다.”


한편 일부 문화권에선 생리나 여성의 신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용인되지 않기도 한다. 일부 국가의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에서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이해할 만한 교육적 배경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진단되지 않은 DSD 사례가 많을 것이라 본다. 즉 종합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Esra Yildiz Kahraman of Team Türkiye reacts by crossing her fingers to make an X after defeat to Yu Ting Lin of Team Chinese Taipei in the Women"s 57kg Semifinal match on day twelve of the Olympic Games사진 출처,Getty Images

사진 설명,에스라 일디즈 카흐라만(튀르키예) 선수가 여자 복싱 57㎏급 준결승전에서 린위팅(대만)에 패한 후 린 선수의 이전 상대였던 스베틀라나 스타네바(불가리아)선수처럼 손가락을 들어 X자를 그리고 있다. 스타네바 선수의 이 같은 표시는 여성의 “XX 염색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별 논란으로 올림픽이 바뀔까?


DSD가 있는 사람들은 스포츠에서 불공정한 이점을 누릴까? 간단히 대답하자면 확실한 답을 내리기엔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윌리암스 교수는 “DSD에 속하는 질환을 지닌 일부 사람들이 여성보다 신체적으로 이점이 있다고 해서 놀랍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이점으로는 더 크고 긴 뼈, 더 많은 근육량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높아서 사용하는 근육에 산소가 더 잘 전달될 수 있다는 게 윌리암스 교수의 설명이다.


윌리암스 교수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 대부분이 자신과 같은 의견일 것이라 말하면서도,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켈리프와 린 선수의 경우 이들이 앞으로 규제가 필요할 수도 있는 DSD 사례인지 확인할 만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


보통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별에 바탕을 둔 엘리트 스포츠 경쟁을 규제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 왜냐하면 성이라는 게 생물학적으로 복잡하고, 이분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8강전에서 켈리프(빨간색)가 카리니(파란색)와 맞붙었다사진 출처,Getty Images

사진 설명,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는 이마네 켈리프(알제리)와 복싱 여자 66㎏급 8강전에서 맞붙었으나, 46초 만에 기권하며 “내 생명을 지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자신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상대 선수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림 알살렘 UN 여성폭력특별보고관 등 일각에선 다음 올림픽에선 성별 검사를 의무화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힐튼 박사는 “DNA 검사는 이제 정말 쉽다”면서 “뺨 안쪽을 면봉으로 스치기만 해도 충분하다. 침습적 검사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윌리암스 교수는 “뺨 안쪽 면봉 검사로는 누군가의 성별 혹은 그로 인해 스포츠 성적 면에서 잠재적으로 이점이 있는지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포괄적인 성별 검사엔 아래 3가지 요소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전학(Y염색체 및 SRY 염색체를 찾는 검사)


·호르몬(테스토스테론 등의 호르몬 수치를 검사)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에 대한 신체의 반응성 검사. Y 염색체를 지니고 있어도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한 신체적 특징이 없는 이들도 있다




아울러 검사 비용이 많이 들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며, 해당 검사 절차에 대한 윤리적 우려도 있기에 현재 이러한 검사가 시행되지 않는다는 게 윌리암스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 평가는 굴욕감을 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유방, 음핵 등 가장 사적인 신체 부위의 크기를 측정해야 하며, 목소리의 깊이나 체모 분포 정도 등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현재로서 과학적으론 엘리트 스포츠 대회에서 서로 다른 염색체 구성을 지닌 사람들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명확히 답하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이번 논란이 관련된 필수 연구의 원동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d9dnx9djjeo




======================




성발달이상(DSD)이 아닌 확고한 xy가 성정체성 장애로 인해 트랜스젠더가 된 케이스뿐이라면 알기쉽겠지만,


그렇지 않는 케이스도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논란의 중심인 알제리와 대만의 xy 선수도 트랜스젠더가 아니다)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해보인다.


xy의 여성부 참가는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다

복싱 선수 "XY 염색체" 성별 논란…과학계의 의견은?






기자,소피아 베티자


기자,젠더 & 정체성 전문기자, BBC 월드 서비스


2024년 8월 9일



이마네 켈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 복싱 선수가 메달 시상대에 오른다면 아마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로 남게 될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열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실격 처분을 받았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출전을 허가하면서 여러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이렇듯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과학은 염색체 구성과 염색체 구성이 스포츠 성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이미 알려진 사실은 성은 태아가 발달할 때부터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은 X 염색체 2개(XX)를, 대부분의 남성은 X 염색체와 Y 염색체(XY)를 갖고 태어난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 생식 기관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달하는 태아도 있다.


이를 "성적 발달의 차이", 혹은 "성발달이상(DSD)"이라 부른다.


DSD는 자궁에서 발달하는 유전자, 호르몬, 생식기와 관련된 질환 약 40개를 묶은 용어로, 개인의 성 발달이 대부분의 이들과는 다르다는 의미다.


이러한 염색체 이상은 매우 드문 사례지만, 이번 올림픽 복싱 선수들의 성별 논란으로 인해 다시 한번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선 두 복싱 선수에 대해 알려진 바는?


IBA의 크리스 로버츠 CEO는 B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두 경우 모두에서” XY 염색체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다.


세상엔 너무나도 많고 다양한 사례의 유전적 변이가 존재하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Y 염색체를 지녔기에 남성이며, Y 염색체가 없기에 여성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고 말한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스포츠 연구소"에서 스포츠 성적과 관련 있는 유전적 요인을 연구하는 알룬 윌리암스 박사는 “Y 염색체의 존재 여부만으로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답할 수 없다”고 했다.


“Y염색체를 가진 이들의 대부분이 남성이기에 (성별을 판단할) 매우 좋은 지표이긴 하지만 … 완벽한 지표는 아닙니다.”


DSD가 있는 일부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Y염색체는 일반적인 남성에게서 발견되는 온전한 형태의 Y 염색체와는 다르다. 변이에 따라 일부 유전 물질이 누락되거나, 파괴됐거나, X 염색체와 바뀌어 있기도 하다.


한편 보통 성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 Y 염색체의 "Y 부분 성 결정 유전자(SRY)"이다.


유전 질환을 연구하는 발달 생물학자이자 켈리프와 린위팅 선수에 대한 추가 검사가 완료될 때까지 출전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선 단체 "성별은 중요하다"의 이사이기도 한 엠마 힐튼 박사는 “이 유전자가 바로 "남성을 결정하는 유전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SRY 유전자가) 바로 성 발달 결정의 주요한 스위치”라고 덧붙였다.


XY 염색체를 갖고 태어났지만, SRY 유전자가 없는 이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테스토스테론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해부학적으로 매우 전형적인 여성의 구조를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XY 염색체 여부를 검사한다고 해서 개인의 성별에 대해 모든 걸 알 순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켈리프와 린 선수의 경우 IBA 측은 어떤 검사를 실시했는지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힐튼 박사는 XY 염색체를 지닌 사람들 대부분은 SRY 유전자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고환을 갖고 있는데, 고환이 몸 내부에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힐튼 박사는 “(XY 염색체이며 SRY 유전자가 있는) 이들은 사춘기가 오면 테스토스테론을 생성하기 시작하는데, 스포츠에서 남성이 지닌 이점을 뒷받침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사진 설명,올림픽 여자 육상 800m 종목에서 2번이나 금메달을 획득한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 공화국) 선수는 선천적으로 성발달이상(DSD)을 갖고 태어났다



가장 유명한 예가 바로 여자 육상 800m 종목에서 올림픽 2회 금메달리스트,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3번이나 차지한 캐스터 세메냐(남아프리카 공화국) 선수다.


그러나 윌리암스 교수는 DSD인 선수들이 일반 남성들과 동일한 이점을 지닌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소년의 음경 발달을 위해선 외부 생식기 발달에 필요한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 세메냐와 같이 질환이 있는 이들은 해당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발현하지 않는 돌연변이를 지닌다.


이들은 모체의 자궁 안에서 음경이 자라는 마지막 단계까지 나아가는 등 남성의 해부학적 구조대로 발달하지만, 이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발현하지 않아 외음부, 음핵도 발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자궁 경부, 자궁 등 여성의 생식 기관은 발달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리를 하지 않으며, 이에 임신도 불가능하다. 남성과의 성관계도 어려울 수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런 종류의 유전적 돌연변이가 있다는 사실은 개인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DSD를 연구해 온 클라우스 호이베르 그라우홀트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의 내분비학 교수는 “가장 최근 우리가 XY 염색체를 지닌 것으로 진단한 여성은 33세였다”며 말을 꺼냈다.


이 환자는 왜 임신이 어려운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그라우홀트 교수를 찾았다.


“저흰 환자에게 자궁이 없기에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환자는 정말 힘들어했습니다.”


그라우홀트 교수는 이로 인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생기며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그렇기에 DSD 진단을 받은 환자들에게 종종 심리상담을 권한다고 한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이 환자의 사진을 보여드리면 여성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 환자는 여성의 몸을 지녔고, 남성과 결혼했습니다. 자신을 여성이라고 느낍니다. 그리고 제가 만나본 DSD 환자 대부분이 이랬습니다.”


그라우홀트 교수가 왜 생리가 없는 것에 의문을 품고 병원을 찾지 않았냐고 묻자, 이 환자는 생리를 하지 않는 나이 든 여성 친척이 있었기에 비정상적인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그라우홀트 교수는 또 다른 유전적 돌연변이 사례도 마주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에게서 발견되는 XX 염색체를 지닌 남성들이다.


“이 남성들은 자녀를 가질 수 없습니다. 정상적인 남성처럼 보이나, 이들의 고환은 평균보다 크기가 작고, 정자를 생산해내지 못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큰 충격에 휩싸이죠. 이들 또한 다른 남성들이 그렇듯 나이가 들면서 테스토스테론 생산을 멈추게 됩니다.”


한편 일부 문화권에선 생리나 여성의 신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용인되지 않기도 한다. 일부 국가의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에서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이해할 만한 교육적 배경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진단되지 않은 DSD 사례가 많을 것이라 본다. 즉 종합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의미다.




Esra Yildiz Kahraman of Team Türkiye reacts by crossing her fingers to make an X after defeat to Yu Ting Lin of Team Chinese Taipei in the Women"s 57kg Semifinal match on day twelve of the Olympic Games사진 출처,Getty Images

사진 설명,에스라 일디즈 카흐라만(튀르키예) 선수가 여자 복싱 57㎏급 준결승전에서 린위팅(대만)에 패한 후 린 선수의 이전 상대였던 스베틀라나 스타네바(불가리아)선수처럼 손가락을 들어 X자를 그리고 있다. 스타네바 선수의 이 같은 표시는 여성의 "XX 염색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성별 논란으로 올림픽이 바뀔까?


DSD가 있는 사람들은 스포츠에서 불공정한 이점을 누릴까? 간단히 대답하자면 확실한 답을 내리기엔 아직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윌리암스 교수는 “DSD에 속하는 질환을 지닌 일부 사람들이 여성보다 신체적으로 이점이 있다고 해서 놀랍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이점으로는 더 크고 긴 뼈, 더 많은 근육량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혈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높아서 사용하는 근육에 산소가 더 잘 전달될 수 있다는 게 윌리암스 교수의 설명이다.


윌리암스 교수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 대부분이 자신과 같은 의견일 것이라 말하면서도,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켈리프와 린 선수의 경우 이들이 앞으로 규제가 필요할 수도 있는 DSD 사례인지 확인할 만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


보통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별에 바탕을 둔 엘리트 스포츠 경쟁을 규제하는 건 쉽지 않은 문제다. 왜냐하면 성이라는 게 생물학적으로 복잡하고, 이분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8강전에서 켈리프(빨간색)가 카리니(파란색)와 맞붙었다사진 출처,Getty Images

사진 설명,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는 이마네 켈리프(알제리)와 복싱 여자 66㎏급 8강전에서 맞붙었으나, 46초 만에 기권하며 “내 생명을 지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자신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상대 선수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림 알살렘 UN 여성폭력특별보고관 등 일각에선 다음 올림픽에선 성별 검사를 의무화하자고 주장하기도 한다.


힐튼 박사는 “DNA 검사는 이제 정말 쉽다”면서 “뺨 안쪽을 면봉으로 스치기만 해도 충분하다. 침습적 검사는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윌리암스 교수는 “뺨 안쪽 면봉 검사로는 누군가의 성별 혹은 그로 인해 스포츠 성적 면에서 잠재적으로 이점이 있는지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포괄적인 성별 검사엔 아래 3가지 요소가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전학(Y염색체 및 SRY 염색체를 찾는 검사)


·호르몬(테스토스테론 등의 호르몬 수치를 검사)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에 대한 신체의 반응성 검사. Y 염색체를 지니고 있어도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한 신체적 특징이 없는 이들도 있다




아울러 검사 비용이 많이 들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며, 해당 검사 절차에 대한 윤리적 우려도 있기에 현재 이러한 검사가 시행되지 않는다는 게 윌리암스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 평가는 굴욕감을 줄 수 있습니다. 개인의 유방, 음핵 등 가장 사적인 신체 부위의 크기를 측정해야 하며, 목소리의 깊이나 체모 분포 정도 등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현재로서 과학적으론 엘리트 스포츠 대회에서 서로 다른 염색체 구성을 지닌 사람들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명확히 답하지 못한다. 과학자들은 이번 논란이 관련된 필수 연구의 원동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d9dnx9djj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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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발달이상(DSD)이 아닌 확고한 xy가 성정체성 장애로 인해 트랜스젠더가 된 케이스뿐이라면 알기쉽겠지만,


그렇지 않는 케이스도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논란의 중심인 알제리와 대만의 xy 선수도 트랜스젠더가 아니다)


깊이있는 연구가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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