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핵잠수함이 서방 잠수함을 노린 덫에 걸려 산소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선원 50여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영국 기밀보고서가 공개됐다. 지난 8월 비슷한 주장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유포된 당시 중국은 헛소문이라는 반응을 내놓은 바 있다.

3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은 영국 기밀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핵잠수함 093-417호가 영국이나 미국 잠수함을 잡으려 중국이 설치한 덫에 스스로 걸려 선원 5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보도 이후 더 타임스, 더선 등 다른 현지 매체들도 비슷한 보도를 내놨다. 이 사고는 중국 산둥성 앞바다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국은 지난 8월 21일 핵잠수함이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이 잠수함은 중국 해군이 미국과 연합군 잠수함을 가두기 위해 사용하는 사슬과 닻 장애물에 부딪혔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겼다. 이로 인해 선박을 수리하는데 6시간이 걸리는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으며, 탑재된 산소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승무원들을 중독시켰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이 사고로 장교 22명, 장교 생도 7명, 하사관 9명, 수병 17명 등 승무원 55명이 사망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사망자에는 대령급 고위 군 간부도 있었다. 잠수함의 시스템 결함으로 인한 저산소증이 사망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익명을 요구한 영국 해군 잠수함 선원은 데일리메일에 “핵잠수함이 장애물에 갇혀 있고 잠수함의 배터리가 방전되었다면 결국 공기 청정기와 공기 처리 시스템이 고장 났을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질식이나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영국 해군은 이런 상황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나, 다른 나라에는 이런 종류의 기술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방 정보를 기반으로 한 영국 보고서는 높은 등급으로 분류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 측은 이번 사건을 ‘완전히 거짓’이라고 일축했고, 대만도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영국 해군 측도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의 093형 잠수함은 2006년부터 운용된 공격형 핵잠수함(SSN)으로, 길이 107m, 폭 11m, 흘수 7.5m다. 배수량은 7000톤, 최고 속도는 시속 30노트이며 승조원 10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어뢰로 무장하고 있으며 소음 수준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