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총평부터 말하자면, 경기력이 매우 좋았다.

선수들은 새 코칭스태프와 요즘에 국가대표팀의 좋은 분위기를 말해주듯 자신감과 집중력이 높은 모습이었다.

경기템포도 빨라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전술적인 면에서 꼼꼼하게 보지는 못했어도 벤투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일단 눈에 확 띄었다. 

경쟁에서 승패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내가 축구를 보는 재미중에 가장 하나는 뚜렷한 색깔을 가진 축구를 보는것인데, 벤투감독의 축구는 첫경기 부터 색채를 띄었다. 안타깝게도 슈틸리케 감독의 축구는 그 색깔의 재미가 부족했지. 정말 많이 부족했다.

- 라볼피아나 전술

일단 눈에 띄는 빌드업 방식은 라볼피아나(La Salida Lavolpiana) 였다. 사실 해외축구를 즐겨 보던 사람들은 많이 새롭지 않은 전술이긴 한데,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빌드업 방식이었지. 신태용감독이 가끔 활용하기는 했는데 솔직히 완성도가 썩 뛰어나지는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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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전에서 벤투의라볼피아나는 매우 인상적이고 강력했다.

한국대표팀에는 라볼피아나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선수가 하나 있지. "기성용"

센터백이 좌우로 넓게 벌리고 아래로 내려오는 기성용은 이날 정말 강력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안정적인 빌드업은 물론이고 좋은 롱패스와 시야를 이용한 전진패스까지 왜 아직 기성용이 국대에 남아 있어야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정말 아름답다.

또한 라볼피아나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풀백의 전진 이었다. 기성용이 아래로 내려오고 양 센터백은 좌우로 넓게 선다. 이 모습은 흡사 공격시 쓰리백의 모양이지. 그리고 풀백은 하프라인을 한참 넘어서서 위치 한다.

양사이드로 넓게 서있는 센터백과 완전히 아래로 내려와서 빌드업하는 기성용. 그리고 예전 슈틸리케였으면 상상도 못할 레프트풀백 홍철의 위치. 저 영상에서는 홍철은 거의 2선라인까지 전진하면서 롱패스를 받는다.

역시나 풀백은 상당히 전진해서 위치하고 패스를 받고 공격작업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또한 이 장면에서도 볼수 있듯 현대 축구 전술에서는 이러한 센터백의 패스능력도 매우 중요시 된다.

이렇게 상대방을 완전히 밀어넣었을 상황에서는 센터백도 하프라인 위까지 전진하며 패스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장현수의 이 패스는 매우 빠르고 정교했다. 덕분에 한방에 풀백에서 크로스를 통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수 있었지

코스타리카 전에서는 점유율을 중요시 하지만 이렇게 후방에서 한방에 넘어가는 롱패스의 모습도 자주나왔다. 덕분에 경기 템포가 상당히 빨랐지

양 윙 포워드는 중앙 지향적인 움직임을 가져 간다. 그리고 그 빈공간을 풀백은 전진한. 그리고 사이드에 있는 풀백에 볼이 전개된다고 무조건 묻지마 크로스를 올리지 않니다. 물론 당연히 찬스가 나면 크로스를 올려야겠지. 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양 사이드에서 중앙에있는 윙포워드, 그리고 보다 전진한 중앙미드필더들과 유기적으로 찬스를 만들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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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첫 데뷔전에서 느꼈던 벤투의 전술적 방향은 3가지이다.

- 라볼피아나식 빌드업

- 양 풀백의 과감한 전진과 공격작업 가담

- 활동량 좋고 전진성 좋은 중앙 미드필더의 오버래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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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가지 입니다.

말하다 보니까 에메리 감독의 그것과도 큰 틀에서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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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약점은 있다. 중앙미드필더와 풀백의 과도한 전진으로 인한 어쩔수 없는 역습의 약점이겠지. 그 약점은 기본적으로는 전진해 있는 중앙미들과 1선, 2선의 협력수비로 전방에서 바로 압박하여 볼을 탈취해서 막는다는 개념이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처럼 말이지. 이제 앞으로 강팀들과 상대하면 그러한 전방 압박적인 플레이의 한계도 노출할거고 플랜B의 필요성도 분명히 생길거지만 그건 이제 차차 그런 위기 포인트들이 생기면 이 전술의 약점과 보완점 그리고 플랜b의 이야기도 말하기로 하고 일단은 긍정적인 점만 이야기 하고 싶다.

풀백 중앙미들 2명에 기존 앞에있던 원톱과 양 윙포워드까지 하면 순식간에 전방에 공격숫자는 7명까지 불어나게 된다. 아무래도 많은 공격숫자는 더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어 줄것이며 상대 수비수들은 더 막기 어렵겠지. 일단 이것이 코스타리아 전때 벤투가 보여줬던 한국축구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방향일거 같다. 일단 적어도 다음 목표대회는 월드컵이 아니라 아시안컵이기 때문에 이 전술은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것으로 보이는데

아시안컵내에서 한국은 기본적으로 강팀의 위치를 일단 차지하고 있으니 이 전술은 충분히 강력할 수 있다.

기본적인 점유율 축구를 하되 극단적으로 숏패스 위주의 패스게임을 하는 성향도 아닌거 같다. 기성용을 포인트로 한 후방에서 언제든 기회가 나면 뒷공간으로 크게 때려넣는 모습도 자주 선보였으니까.

덕분에 아기자기한 면과 시원하게 스피디 한 면을 동시에 보여줬던 코스타리카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