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 롯데 4번타자" 김태균(28)이 잘 나가고 있다. 최근 홈런포가 폭발하며 어느새 홈런 타점 부문서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3일 현재 타율 3할2푼1리 7홈런(4위) 33타점(1위)을 기록중이다. 특히 3일 니혼햄 전서는 아직 홈런이 없던 홈구장 지바 마린스 스타디움에서 연타석포를 쏘아올리며 마지막 숙제까지 풀어냈다.

그러나 김태균은 아직 조심스럽다. 3일 경기 후 가진 이데일리 SPN과 전화 통화에서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타점이 많은 건 내 앞의 타자들(니시오카,오기노,이구치)이 워낙 좋은 덕에 운이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괜한 겸손이 아니다. 실제로 김태균은 독한 각오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언제든 밀릴 수 있다는 벼랑 끝 심정으로 야구에 임하고 있다.

김태균은 "일본 야구는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다. 시즌이 시작된 뒤 기존에 한국에서 했던 것 만으로는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걸 느꼈다. 결국 내가 바뀔 수 밖에 없었다. 여전히 새로운 시도를 확실하게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태균은 개막전서 4연타석 삼진을 당하는 등 힘겨운 출발을 했다. 한때 타율이 1할대에 머무는 등 고된 시즌 초반을 겪어야 했다.

그래서 스윙폭을 줄였다. 한국에서도 짧지만 임팩트 있는 스윙으로 이름 높았던 그다. 그러나 일본 야구 적응을 위해선 좀 더 짧고 빠른 스윙이 필요했다.

김태균은 "볼끝이 너무 좋다. 변화구 각도 크다. 짧은 스윙엔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는 모자랐다. 좀 더 간결한 스윙을 장착하기 위해서 변신을 택했다"고 말했다.

최근 김태균은 준비 자세에서 움직임부터 줄었다. 스윙이 시작되기 전 발사 자세(치기 전 스윙이 시작되는 자리)에 미리 방망이를 두기 위해 이전보다 등을 좀 더 돌려놓은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스윙이 나오는 거리도 더욱 짧게 조정했다.

짧은시간에 무언가를 바꾼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타격처럼 예민한 부분을 건드릴 땐 더욱 그렇다. 김태균이 "아직"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다.

김태균은 적응을 위해 개인 훈련에 땀을 흘리고 있는 중이다. 한참 맞지 않을 땐 자는시간까지 쪼개고 있다. 방에서 홀로 스윙을 하느라 서너시간만 자고 경기장에 나가는 일이 다반사다.

외국인 선수라는 겉치례도 버렸다. 경기가 끝나면 홀로 티 배팅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휴식일에도 개인 훈련을 하는 중이다.

김태균은 "요즘 성적이 조금 나아지고 있지만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것은 아니다. 이제 한달이 지났을 뿐이다. 새로운 폼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주위에선 믿음을 얻고 있다고들 말하지만 결국 내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그저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