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이하 현지시간) 리복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09/20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아스널과의 홈 경기에 출전한 볼턴 원더러스(이하 볼턴)의 이청용은 시종일관 아스널을 위협했다.

볼턴은 이 경기에서 파브레가스와 메리다에게 골문을 열어주며 0-2 패배를 기록했지만, 경기의 내용은 ‘실망’보다 ‘희망’이 더 컸다. 그리고 그 희망에 중심에 이청용이 있었다.

이청용은 경질된 게리 멕슨 감독의 빈 자리를 채운 오언 코일 감독, 그리고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진가를 충분히 발휘했다.

공수에 걸쳐 폭넓은 활약을 펼쳤을 뿐 아니라, 수 차례 측면에서 중앙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그리고 간간히 아스널 선수들을 완벽히 속이는 장면들을 연출하며 리복 스타디움을 채운 관중들을 열광케 했다. 오언 코일 감독 부임 이후 팀 내 입지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던 것이다.

그리고 ‘적장’ 벵거 감독의 눈도장 역시 받은 모양이다. 이청용의 실제 경기 모습을 처음 지켜본 벵거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상당히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청용의 첫 인상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그는 “패스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며 이청용의 ‘칼날 크로스’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자신이 정말 맞붙고 싶었던 팀 중 하나인 아스널과의 생애 첫 맞대결을 성공적으로 가진 이청용은 오는 20일 아스널의 홈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두 번째 대결을 펼친다. 이번에는 벵거의 시선을 넘어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