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은 올 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초반 몇 경기에서 K-리그 강자라는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게 부진을 거듭하며 나락으로 떨어진 것. 하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16강에 진출한 이후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던 가시마 앤틀러스를 홈에서 무너뜨려 남다른 저력을 보였다. 올 시즌 서울의 지상 과제는 ACL 우승. 아직 그 꿈이 이뤄질지는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중동의 모래 바람을 넘어야 목표로 가는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강점 서울의 강점은 중원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이다. 세뇰 귀네슈 감독은 서울에 부임하자마자 중원에 가장 큰 공을 들였고, 3년이 지난 현재 서울은 K-리그에서 가장 창조적이고도 위력적인 미드필드진을 갖게 됐다. 경기 중에도 전술 변화를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고,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중원의 한 축인 이청용이 빠지긴 했지만 어떠한 선수가 들어가더라도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게다가 최전방 공격진에 위치한 데얀은 귀네슈 감독의 의도를 100% 이해하며 창의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방을 노리고 있다.

약점 젊은 선수들이 많은 서울은 감정을 컨트롤 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서울은 올 시즌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고비 때마다 젊은 선수들의 경기 운영 미숙으로 고배를 마셨다. 예컨대 포항과의 컵대회 준결승전에서는 치기 어린 행동으로 인해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또, 서울은 공격 라인을 올렸을 때 뒤 공간을 너무 쉽게 허용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공격에 치우친 나머지 경기를 주도하다가도 역습으로 분위기를 넘겨주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청용의 공백은 보이지 않는 아쉬움이다. 서울은 이청용이 떠난 이후에도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측면에서 창조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가 없다는 것은 상대팀에게는 더할 수 없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키 플레이어 이제 기성용을 빼놓고는 한국 축구를 이야기할 수 없게 됐다. 국가대표팀과 서울에서 날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기성용은 이미 다른 팀들의 경계 대상 1호다.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CL 16강 전에서는 그림 같은 프리킥 동점골로 일본 팬들에게 공포를 선사했다. 내년 1윌 셀틱으로의 이적이 확정된 기성용은 동기부야 측면에서도 최고인 상황이어서 8강전 움 살랄전에서도 맹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감독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터키를 3위에 올려놓으며 UEFA 최고 감독상을 받았던 귀네슈는 서울에 정착한지 3년 만에 최고의 팀을 만들어내며 꽃을 활짝 피웠다.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목표로한다고 공언한 그는 정규리그에서도 수위를 놓치지 않고 있어 소위 ‘더블’을 이룰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포메이션 (4-4-2) 김호준(GK) - 이종민, 김진규, 아디, 김치우 - 고명진, 기성용, 고요한, 김승용 – 정조국, 데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