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타야마 미키오 샤프 사장

‘현지생산ㆍ판매’ 전략변화 강조

“일본이 살아남으려면 수출드라이브 정책을 버려라.”

일본 최대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인 샤프의 가타야마 미키오<사장> 사장은 8일 “엔고(高)와 높은 투자비용, 무역 장벽, 저비용 생산 국가와의 경쟁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는 최첨단 기술 분야라 할지라도 일본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일본은 독일과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4대 수출국이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2007년, 17.6%)도 여타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경제 위기가 확산된 이후 사정이 180도 달라졌다.

경기침체로 인해 국제 수요가 감소하고 각종 무역 장벽이 늘어나는 가운데 엔화 절상으로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지자 수출은 한순간에 일본 경제의 효자에서 최대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실제 일본의 수출 실적은 지난 2월에 전년 동기 대비 49.4%나 급감, 반토막이 났으며 3월에도 40%가량 감소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수출 급감의 여파로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하루가 다르게 하향 수정되고 있다.

많은 일본 기업이 이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 절감과 감원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가타야마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이참에 아예 경영전략을 확 바꿔버리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가타야마 사장은 “많은 사업 부문의 전략을 ‘현지 생산, 현지 판매’ 체제로 점진적으로 바꿔가는 계획을 실행 중에 있다”며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환율변동이나 무역 장벽, 가격 경쟁력 등에 덜 취약한 사업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타야마 사장의 전략 변화와 실행은 GDP 대비 수출 비중이 일본보다 배 이상 높은 40%대에 달하는 한국 경제와 기업에 적지않은 시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